- 김삿갓 (김병연 1807~1863) -
김삿갓의 본명은 김병연(金炳淵)으로 1807(순조 7)년,
경기도 양주에서 김안근의 둘째 아들로 태어났으며
자는 난고(蘭皐), 별호는 김삿갓(金笠)이라고 합니다.
삿갓 다섯 살 때 평안도 선천 부사였던 조부 김익순이
홍경래의 난 때에 싸우지도 않고 투항한 죄로 역적으로 몰려
집안이 멸족 위기에 당면하였을 때,
노복 김성수의 도움으로 형 병하와 함께 황해도 곡산으로 피신하였고,
시간이 지나 멸족에서 폐족으로 사면이 되자,
형제는 어머니에게로 돌아갔으나
아버지 김안근은 역적이 되었다는 사실에 화병으로 죽고 맙니다.
아버지의 장례를 치른 후 어머니는 자식들이 멸시받는 것이 싫어서
강원도 영월로 집을 옮겨 자신들의 신분을 숨기고 살았기에
병연은 이 사실을 모른 채 자랐습니다.
그는 다섯 살 때부터 배우기 시작한 글에서 뛰어난 솜씨를 보여
그의 나이 열여섯에 사서삼경에 통달하였고,
특히 시 쓰기에 뛰어난 재능을 보였다고 합니다.
자신의 출신에 대해 모르던 병연은 과거의 하나인 백일장에 응시하여,
김익순을 경멸하고 가산 군수 정시를 찬양하는 시제로 장원급제하게 됩니다.
의기양양하여 집으로 돌아 온 병연에게 부인이 말합니다.
“어머니가 혼자 울고 계시니... 어서 가 보세요.”
“어머니, 소자이옵니다. 제가 장원급제를 했는 데, 왜 울고 계십니까?”
그때 어머니는 병연을 보고
"이제 너에게 더 이상 숨길게 없으니 조상님에 대한 이야기를 다 해야겠구나!
백일장에서 장원급제한 너에게 이런 말을 하게 되니 에미 가슴이 터질 것 같구나.
하지만 이 또한 가운이요 천벌이니 어찌할 도리가 없구나.“
"장원이 된 그 백일장 시제의 주인공 '김익순‘은..... 바로 네 조부이시다."
이럴 수가 있단 말인가? 병연은 큰 충격에 휩싸이게 되는 데....
"말이 났으니 무얼 더 숨기겠느냐.
이게 다 네 조상을 숨긴 에미 탓도 크구나.
조상님들에 대한 이야기를 네게 한마디만 해줬더라면
최소한 조상을 욕해 장원급제하는 일은 없었을 터인데.........“
어머니는 병연이 쓴 글을 앞에 놓고 차분하게 말씀하셨다.
역적 이상의 형벌로 멸족 당할 위기 앞에서
김익순의 종이었던 곡산의 김성수라는 사람이
병연과 병연의 형 병하를 피신시켜 남몰래 키워 주었고
시간이 지나 멸족의 죄에서 폐족의 죄로 사면되자
지금의 어머니께 돌아오게 된 이야기며,
화병으로 돌아가신 부친 김안근의 이야기며,
강원도 영월 땅으로 오게 된 사연을 차분하게 말씀하셨다.
하염 없이 흐르는 눈물을 닦아내시며 어머니는 이야기를 이어 가셨다.
"돌아가신 조상님 일은 그렇다 하더라도 산 사람은 살아야겠기에
거짓말로 너희들을 잘 길러보고자 한 일이 이렇게 됐으니
너희들을 본의 아니게 불효자로 만들었구나!
너희들 인생이 아직 구만리 같으니 벼슬은 못한다 해도
더이상 조상을 욕할 수야 없지 않느냐?
앞으로 마음 단단히 먹고 남의 손가락 질 받는
못된 사람 소리 듣지 않도록 각별히 조심하거라!"
"아! 어머니!
세상에 이토록 기구한 운명이 어디 또 있을까요?
제가 기껏 배운 몇줄의 글로 제 조상을 욕하다니....
아~~~~~!
어쩌면 좋단 말인가?!!!!"
자신의 내력을 어머니께 들은 병연은,
조상을 욕되게 한 불효와, 역적의 후손이라는 불충의 자책에
20세 무렵부터 처자식을 둔 채로 방랑의 길에 오르고,
이때부터 그는 푸른 하늘을 볼 수 없는 죄인이라
스스로 삿갓을 쓰고 죽장을 짚은 채 방랑생활을 시작하였다고 합니다.
조상을 욕보였다는 자책으로 푸른 하늘을 다시 볼 수 없는 죄인이라 여기고
평생을 방랑했던 시인, 김삿갓!!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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